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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길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09. 9. 1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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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우이령길
서울의 비무장지대(DMZ)로 불리는 북한산 우이령(牛耳嶺)길이 6월부터 41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우이령길은 조선시대부터 수백년동안 경기북부 주민들이 우마차를 이용해 한양에 농산물을 팔러 가거나 생필품을 사오던 폭 4~6m의 지름길이다.

서울과 경기 북부 주민의 희로애락이 서린 곳이다. 한국전쟁 때 미국 공병대에 의해 작전도로로 넓혀졌으며, 1967년 10월에는 도로로 개설됐다.

그러나 불과 3개월만인 1968년 1·21사태(무장공비 김신조 침투사건)로 지금까지 군경에 의해 통행이 제한돼왔다. 미리 허가를 받은 절(석굴암) 신도들을 제외하곤 통행이 불가능했다. 당시 김신조 등 남파 간첩 31명이 휴전선을 넘어 청와대로 가기 위해 이 길을 이용했던 것이다. 따라서 경기 양주와 서울 우이동까지 북한산 자락을 잇는 6.8㎞(양주시 구간이 3.7㎞, 서울시 구간은 3.1㎞)의 이 길은 40여 년 동안 ‘은둔의 길’로 남았다. 더구나 이 길은 북한산과 도봉산을 양쪽으로 끼고 있고, 다섯개의 봉우리가 정상을 이루는 오봉산과 인수봉이 한눈에 보여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흙길 양쪽에는 소나무 등 침엽수림과 참나무 등 활엽수림이 울창해 도심 속의 숲속이다 .

최근 정부는 산책길 개방을 앞두고 곳곳에 생태통로와 배수로를 만드는 등 손님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반세기 가까이 일반인의 발길이 끊겼던 이 산길이 단장돼 볼거리 명소가 될 날도 머지않은 것이다. 비포장도로로 개장되는 점 또한 운치가 있다. 그러나 산책길로 개방되는 만큼 차량과 자전거 등은 출입이 안된다고 한다. 환경부가 생태보존을 위해 산책로로만 개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자체간 입장 차이도 고려됐다. 그동안 양주시는 ‘우이령길, 뚫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찻길로 뚫을 것을 강력히 촉구해왔다. 그러나 서울 강북구는 수 천억원이 들어가는 도로확장·포장비용을 거론하며 난색을 표명해왔으며, 환경단체들도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우이령은 늘어진 소의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소귀 고개’로도 불렸다.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에 다시 태어나는 우이령길이 새삼 기다려진다. 다만 일제 때 삼각산이 북한산으로 바뀌어 삼각산 우이령길로 부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오창규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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