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 막걸리 |
벚꽃이 필 즈음.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양CC 18번 홀 티박스 앞에서 한 때 ‘박정희 막걸리’를 팔곤 했다. 이같은 풍습은 박정희 대통령이 이곳에서 한 홀을 남겨놓고 막걸리로 갈증을 해소하는 여유를 가진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유난히 막걸리를 좋아했다. 1960년대 중반 어느 날. 박 대통령과 김현욱 서울시장은 한양CC에서 운동을 마치고 막걸리 한잔을 하기 위해 경기 고양시 능곡의 허름한 가게(실비집)를 찾았다. ‘배다리 막걸리’와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1966년부터 1979년 서거할 때까지 청와대에서조차 ‘배다리 막걸리’를 즐겨 마셨다. 청와대 직원은 매주 직접 ‘배다리 막걸리’를 두 말씩 가져갔으며, 회식이나 만찬이 있을 때에는 열 말 정도를 가져갔다 한다. ‘배다리 막걸리’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 마셔 더욱 유명하다. 1999년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에 갔을 때 김 위원장이 ‘배다리 막걸리’를 부탁했고, 다음해 6월 북에 그 막걸리를 보내주었던 것. 지금도 능곡 배다리 술박물관에 가면 박 대통령이 실비집을 찾아 오이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 재현돼 있다. 4대째 배다리 술도가를 이어오고 있는 박관원씨가 술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세운 덕에 옛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서민의 술 막걸리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한편 최근에는 명품의 대명사인 골프장에까지 진출,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물량만 5457㎘를 기록했다. 90%가 일본으로 수출되는데 특히 일본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국내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소매점은 물론 국내 할인마트에서조차 지난해보다 50% 정도 매출이 늘어날 정도다. 또 막걸리를 팔고 있는 수도권 골프장만 태광, 레이크사이드, 아시아나, 신원 등 20여 곳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런 바람을 타고 ‘인삼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양재 aT센터에서는 ‘친환경 녹색 성장 참살이 탁주 세계화’ 선포식이 열리기도 했다. 정부 역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4일 막걸리(탁주)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또한 고무적이다. [[오창규 /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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