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고칼로리 음식 중심의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인해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성인병 유병율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고지혈증,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과 같은 만성질환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며 이로 인한 사망도 증가하고 있다. 75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전향적 연구에 의하면, 평균체중보다 40% 이상인 남성과 여성에서 사망률이 1.9배 증가되며, 체질량지수와 사망률 사이에는 J자 또는 U자 모양의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원인으로서 비만이 흡연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비만에 의해 고혈압, 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 뿐 아니라 기타질환(담낭질환, 호흡곤란, 수면무호흡증후군, 통풍, 요통,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함은 잘 알려져 있다. 이미 서구국가에서는 비만을 질환의 하나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하나로 인식하여 대책을 마련, 시행 중이다. 아시아에서도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처럼 비만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이에 비례하여 당뇨병 유병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제 2형 당뇨병 발병의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당뇨병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의 분비 결함과 작용 저하가 중요한 원인이 되어 혈당이 높아지는 대사질환이다.
비만 상태에서는 인슐린의 작용이 감소되며 인슐린저항성 및 고인슐린혈증 상태가 유발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고 인슐린 분비가 이를 보상하지 못하는 단계가 오면 당뇨병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제 2형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같이 이미 제 2형 당뇨병의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서는 비만에 의해 당뇨병 발현이 촉진된다. 모든 비만환자에서 당뇨병이 발현되는 것은 아니며 같은 정도의 비만환자라 하더라도 유전적 요인에 따라 당뇨병 발생이 영향을 받게 된다.
세계적으로 당뇨병의 유병률이 매우 높은 피마 인디언이나 남태평양섬 원주민에서 비만이 당뇨병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고, 기타 인종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미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 의하면 (US Nurses’ Health Study), 체중 상위 10% 군에서는 하위 10% 군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58배 높았으며, 체질량지수가 27kg/m2 이상인 간호사들이 체중을 감량했을 때 당뇨병 발병률이 30% 감소하였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 상태에서는 당뇨병 또는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하는 매개물질인 유리지방산의 혈중농도가 높아진다. 지방조직에서 전신 혈액순환으로 유리되는 유리지방산이 증가하면 말초조직, 특히 근육에서 포도당 이용이 감소하여 인슐린저항성이 증가되며(인슐린 작용의 감소 -> 당뇨병 유발), 특히 복부비만의 경우 이 과정이 더 촉진된다. 최근에는 지방세포에서 종양괴사인자 α 및 resistin이라는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증가되어 인슐린저항성이 유발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제 2형 당뇨병은 인슐린분비능 감소와 인슐린저항성 증가로 인해 고혈당이 유발되는 대사질환이다.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장기간 지속되면 신체 내 여러 가지 합병증이 흔하게 발생된다. 당뇨병은 당뇨병성 망막증, 신증, 신경병증 뿐 아니라 죽상경화성 대혈관 합병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 질환이다. 비만에서 비롯되는 당뇨병 환자들의 사망원인 중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과 같은 대혈관질환이 매우 중요하며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약 75% 정도를 차지한다. 비만과 당뇨병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비만을 조절하여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현저히 감소되며, 또한 당뇨병이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체중을 감량하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게 된다. 또 비만 중에서도 복부비만이 당뇨병 발현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 글 : 삼성의료원 | 이원영 | 내과 =============================
발췌 : 삼성의료원 웹진-중년이후의 건강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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