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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五月)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09. 5. 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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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五月)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푸 른 오 월

신영옥 시
바리톤 김승곤 / 피아노 이윤희

(이종록 창작가곡 제18집 중에서...)




풀향기 피어나는 언덕을 넘어
초록빛 물결이는 산을 오르자
푸른 오월 푸른바람 활기찬 오월
두 날개 활짝 펴 훨훨 날아서
우리들이 가꾸어 온 푸르른 꿈을
알차게 펼쳐보자 오월 하늘에
뭉게구름 피어나는 하늘을 보라
꽃 향기가 무르익는 동네 한 바퀴
푸른 오월 꽃 바람 속 정 드는 마음
보듬고 다듬어서 가꿔가는
우리 가슴 깊이 간직한 우리들의 사랑
천년을 약속하며 힘껏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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