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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림자에게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09. 4. 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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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그림자에게 한 평생 나를 따라 다니느라고 수고가 많았다. 내 삶이 시작될 때부터 그대는 한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햇빛 아래서건 달빛 아래서건 말 그대로 몸에 그림자 따르듯 그대는 언제 어디서나 나를 따라 다녔다. 그러니 그대와 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적인 동반자이다. 요즘에 와서 실감하는 바인데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남은 세월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에게 허락된 남은 세월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든다. 따라서 내 삶을 추하지 않게 마감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혼자서 살아온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남은 세월을 다할 때까지 자기 관리에 철저히 해야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자기 자신의 관리가 소홀하면 늙어서 그 인생이 초라하게 마련이다.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젊음만이 아니다. 늙어서도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가꾸어 관리한다면 날마다 새롭게 피어날 수 있다. 화사한 봄의 꽃도 좋지만 늦 가을 서리가 내릴 무렵에 피는 국화의 향기는 그 어느 꽃 보다도 귀하다. - 법정 스님의 < 홀로 사는 즐거움>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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