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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가 뭐길래?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08. 8. 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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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람에게 성은 어떤 의미일까?
우린 언제까지 성이 가져다 주는 흥분과 만족, 욕구를 기대하고 그 보상을 신나게누릴 수 있을까?
요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모 드라마에서 70을 넘은 시아버지가 비슷한 연배의 고운 할머니와 연애를 시작하고 그 연애가 가져다 주는 활기로 신나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을 보아도 우리의 나이와 상관없이 성과 사랑은 우리에게 활력을 주는 정력제임에 분명하다.


우리 연세성건강센터에서는 지난 2월과 5월에 중노년을 위한 성특강 프로그램을 마련했었다. 말이 중노년이지 사실상은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령사회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성에 대한 연구나 검토는 진작 있었어야 했다. 그만큼 젊고 건강한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탓이다.


이제는 젊은이나 노인이나 간에 섹스의 기능에 있어서 생식이 문제가 아니라 즐거움, 함께 친밀감을 나누는 문제가 더욱 중요해졌고, 그 즐거움이  노년의 소외감, 고적함,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노인들에게 마음의 활기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벌써 5,6년 전부터 노인의 성에 대한 교육과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자, 상담자 양성이 이제 자리가 잡았고, 미국 등의 서구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의 도심에 가면 노인들의 성적인 흥분과 만족을 돕기 위한 야한 포르노 영화를 상영하는 성인영화관이 있고 그 영화관에는 얼굴이 상기된 채 열심히 영화에 몰입하는 노인들이 있다 (이렇게 성적 흥분 및 욕구만 상승시켜 놓고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처음에 중노년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특강에 오실 분들의 연세는 대략 60대 후반에서 70대 중반 정도가 아닐까 예상했었다. 그런데 막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니 가장 많이 참석하신 분들의 연세는 70대이고,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은 만 89세였으며(그분의 말로 만89세이지 우리나이로는 90세가 아닌가!) 80대가 10%를 차지했다 .


매번 1백50여명의 어르신들이 교육 시작 한시간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리고, 열심히 필기까지 하시며 강의를 들으시고(심지어 보청기를 놓고 오셨다며 집에 다녀오는 분도 계셨다),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그야말로 열띤 질문이 이어져서 당초 30분으로 계획했던 시간이 한시간을 넘겨 버렸다. 다른 강좌 같으면 내놓고 이야기하기도 꺼려질 자신의 발기부전 증상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대안을 얻기를 원하는 한 질문자의 대답을 우스워 하기는커녕 다들 똑같은 심각한 얼굴로 답변을 경청한다. 결국 모두의  문제였던 탓일게다.


그리고 돌아가면서는 자주 이런 기회를 가질 것을 당부하고 기념품으로 주어진 윤활제를 몇 개씩 챙기셨다.
아직은 배우자의 손에 끌려서 온 것이 분명한 여성노인들의 수가 비록 적었지만, 그 두 번째 강연에서는 그 수가 두 배나 증가한 것을 보면 곧 남성노인과 여성노인의 수가 비슷해질 지도 모르겠다.


흥미롭게도  노년의 섹스에 대한 생각은  남녀가 기본적으로 좀 다른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생식이 가능한가 아닌가의 차이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남성노인의 경우, 섹스의 가능과 불가능의 문제가 ‘살아있음’, 혹은 ‘아직도 남자(수컷)임!’에 대한 강력한 확인처럼 느껴진다면, 여성노인의 경우 섹스를 지속하는 것은 ‘파트너와의 친밀감’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여성노인의 경우 사이가 좋으면 섹스를 계속하고 그 흥분이나 만족에 큰 변화가 없지만, 사이가 좋지 않거나, 젊은 시절에 속만 썩였던 배우자라면 섹스를 안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남성들이 죽을 때까지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만 없다면 섹스를 계속하려 하는 이유의 근원에는 생식이 가능한, 살아있는(?) 섹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그렇다고 남성노인들이 실제 아기를 낳으려고 섹스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에 비해 여성들은 폐경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생식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친밀감이라도 있어야 섹스를 생각해 보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의도적으로 생식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람은 생물이기 때문에 섹스에 대한 무의식적 열망은 남녀가 그리도 다른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는 요즘이다.


배정원 (‘연세성건강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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