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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8. 7. 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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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류 시 화 -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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