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궁이 꽃
궁궁이 : 우리나라 산골짜기나 냇가 근처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80cm~150cm
정도로 자라고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치며 뿌리는 다소 굵다. 8~9월에 흰색꽃이 피는데
복산형꽃차례로 작은 우산자루는 20~40개로 작은 꽃들이 다보록이 모여 피어 꽃다발처럼
보인다. 뿌리는 한약재로 쓴다.
궁궁이 꽃
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구세군 자선남비 속에
백동전 하나 넣고 가는
고사리 손을 보았습니다
눈송이보다 더 하얀 백동전을
남비 속에 수줍게 밀어넣고는
총총히 멀어지는 소녀를 보았습니다.
자잘한 꽃들이 한데 모여
고봉밥 같은 꽃다발을 이루는
여름 냇가에 피는 궁궁이 꽃처럼
비록 보잘 것 없는 백동전이라도
모이고 쌓이면 누군가의 따뜻한 밥이 된다고
속삭이듯 내리는 눈송이 하나가
소녀의 작은 어깨를 가만히 짚어주었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