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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꽃이야기] 입안 가득 달콤한 추억, 산딸기·줄딸기·멍석딸기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by 굴재사람 2021. 6. 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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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한여름 산에 가면 산딸기가 지천이었다. 우리 남매들은 밭일을 돕다가 쉴 때면 모두 산으로 들어가 산딸기를 따먹었다. 우리 밭 옆에는 제법 우거진 산이 있었고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여름 내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산딸기밭이 있었다. 밭일 가자고 하면 산딸기 따먹을 생각에 얼른 나섰다.

 

지난 주말 충북 월악산국립공원 입구에서 줄딸기 열매가 탐스럽게 달린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몇개 따먹어 보았다. 달콤한 맛이 어릴적 추억의 맛 그대로였다. 잘 익어서 시큼하지도 않았다.

 

산을 오르다보면 여러 종류의 산딸기를 볼 수 있다. 열매 모습이 거의 비슷해 산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산딸기 종류를 모두 흔히 산딸기라고 부르지만 산에서 자라는 산딸기 종류는 다양하다. 이중 요즘 하얀 꽃이 피는 것이 그냥 산딸기다. 산딸기는 잎이 3~5갈래로 갈라지고 줄기에 가시가 많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미과이므로 꽃잎은 5장인데, 새로 난 가지 끝에 2~6개의 꽃이 모여 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산딸기 꽃.

 

줄딸기 꽃은 봄이 완연한 4~5월에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산딸기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열매도 가장 먼저 익는다. 그래서 요즘 빨간 열매가 달린 것은 줄딸기가 많다. 진분홍빛 꽃잎을 길게 줄줄이 달고 있어서 이름이 줄딸기다. 그래서 줄딸기는 세로 사진으로 담는 경우가 많다. 줄딸기는 5~9장의 작은 잎들이 하나의 큰 잎을 이룬 구조(복엽)라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4~5월 피는 줄딸기 꽃.

 

줄딸기 열매. 이름처럼 꽃과 열매가 길게 줄줄이 달린다.

 

요즘 홍자색 꽃이 핀 산딸기 종류는 멍석딸기다. 산기슭은 물론 논이나 밭둑에서도 볼 수 있다. 망석딸기는 꽃잎이 꽃받침보다 짧은 것이 특징이다. 달걀 모양 잎이 세 장씩 달리고 뒷면에 흰털로 하얗게 보이는 것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독특한 이름은 멍석을 깔아놓은 것처럼 땅에 바짝 붙어 자란다고 생긴 것이다.

 

멍석딸기 꽃. 산에 가면 요즘 한창이다.

 

등산을 하다보면 꽃대는 물론 꽃받침조각에도 붉은 털이 빡빡하게 달린 산딸기를 볼 수 있다. 이건 곰딸기다. 털이 촘촘하게 난 모양이 곰의 팔다리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꽃은 연한 홍색이다.

곰딸기. 꽃대는 물론 꽃받침조각에도 붉은 털이 빡빡하다.

 

복분자 열매로 유명한 복분자딸기는 밭에서 재배해 수확하고 있지만 원래 충청 이남 산에서 자생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복분자딸기는 줄기가 하얀 가루로 덮여 분칠한 것 같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줄기 끝이 휘어져 땅에 닿으면 뿌리가 내린다. 복분자딸기 열매는 붉은색으로 익지만 나중에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복분자딸기. 붉은색으로 익지만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산딸기 집안에는 줄딸기, 산딸기, 멍석딸기, 곰딸기, 복분자딸기 외에도 장딸기, 수리딸기, 섬딸기, 겨울딸기 등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대부분 드물거나 제주도·남해안에서만 볼 수 있다. 한번은 한겨울인 1월 제주도에서 붉은 딸기 열매를 보았다. 하나 따먹어 보니 정말 달콤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겨울딸기였다. 겨울딸기는 여름에 꽃이 피고 겨울에 열매가 달린다. 올 겨울 제주도에 가면 꼭 다시 겨울딸기 맛을 보고 싶다. 산딸나무는 이름이 산딸기와 비슷하지만 산딸기와는 과 자체가 다른 층층나무과다. 다만 가을에 산딸기 같은 붉은 열매가 달려 이름이 산딸나무다.

제주도 겨울딸기. 여름에 꽃이 피고 겨울에 열매가 달린다.

 

#김민철의 꽃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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