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물새
긴 새벽을 벗어나서 홀로 강가에 가 보았습니다
갖가지 실패한 사연들이
옹기종기 고개 내밀며 내밀하게 나를 나무랍니다
너무 지나친 욕심으로 살아온 것을
잔잔한 파문이 다가와 털어놓으라고 합니다
물새의 사냥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 많이 배부르면 하늘을 날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외로운 다리를 들고 어느 때나 날개의 균형으로
몸무게를 가늠하는 물새의 슬기로움,
솔솔 지혜가 솟아납니다
무언의 교훈이 빈 가슴에 높게 쌓입니다
물안개가 고요히 연약한 물새의 다리를 다독입니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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