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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심장, 중구. 인천 자유공원

라이프(life)/레져

by 굴재사람 2017. 7. 8.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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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호주의 시드니, 이탈리아의 나폴리항에 견줘 아시아의 미항으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 있다. 노랫말로 더 유명한 ‘연안부두’를 품은 인천항이 바로 그곳이다. 인천항을 중심으로 백제시대 ‘미추홀’로 불리며 고려와 조선시대 때는 대중국 교역항으로, 구한말에는 서구 문물을 받아들인 개항으로, 6·25 한국전쟁 때는 인천상륙작전의 전장으로, 1960년대 산업화 이후에는 수도 서울의 관문항 역할을 했던 곳이 인천 중구다.


구한말 개항부터 해방 직후까지 인천 중구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외교·경제의 중심지였다. 거의 모든 대사관이 인천에 위치해 있었으며 심지어 서울에 있던 러시아 대사관이 인천으로 옮겼을 정도니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각국 대사관들이 자유공원이 있는 응봉산 아래에 외교가를 이루면서 이곳엔 인천의 유지들과 각계 고위층들이 집단 거주하기 시작해 지금 서울의 평창동 같은 고급 주택단지를 형성했다.

이같은 명성은 고고 문화와 군부독재가 활거했던 70·80년대까지 이어졌다. ‘인천의 명동’으로 불리며 인천의 정치·행정·경제·상업·문화·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이다. 90년대 들어 행정중심이 남동구 신시가지로 옮겨가면서 ‘구 도심권’이란 낙인이 찍혔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그 모습 그대로인 것’이 오히려 경쟁력이 되고 있다. 신·구도심 균형 발전이란 인천시와 중구 정책으로 옛모습을 살리는 동시에 기능을 재건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한말 청나라 조계지가 들어섰으나 지금은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북성동 일대는 ‘중국어 마을’이 들어섰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1988년 러시아의 토목기사 사마틴이 설계한 만국공원(지금은 자유공원)에서 시작돼 차이나타운, 신포시장, 월미도 문화의 거리로 이어지는 곳은 올레길이 조성되면서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포화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는 월미도는 문화의 거리가 조성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곳은 영종 하늘도시를 마주 보는 수도권 유일의 해양 조망관광지로 매년 말 재야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1년 내내 크고 작은 각종 축제와 놀거리 행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70·80년대 인천도심으로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사라졌지만 중구는 옛 인천의 모습의 서려 있는 골목과 골목이 연결된 거대한 옥외 박물관의 모습과 영종 하늘도시에서 보여진 미래 도시의 모습을 묶어 ‘동북아 인천시대’의 주역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인천 중구는 1883년 개항 이래 항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번성기를 누린 수도권 유일의 해양도시다. 100여 년 전부터 국내 최초로 서구화된 도시 형태를 갖춘 만큼 현재는 낡은 상·하수도와 비좁은 도로망이 중구의 현안이 될 정도다.중구는 개항 이후 주요기관 및 상가가 밀집되면서 인천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성장해왔으며 현재에도 그 모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상주 인구가 8만 251명에 불과하지만 야간 경제활동 인구가 6배가 넘는 50여 만 명에 이르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동양 최대의 갑문시설을 갖춘 인천항은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의 전진기지로 성장해왔다.90년대 초 한·중국교가 정상화되면서부터는 서해바닷길을 열어젖힌 주무대였으며 참여정부 이후 남북교역이 확대되면서부터는 북측의 남포항과 함께 남북교역의 중심항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갑문시설 없이도 화물선이나 크루즈선 등 대형선박의 입출항이 가능한 신항만이 송도국제도시 외곽에 건설되면서 중구 인천항은 해양 관광레저항으로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여기에 2001년 중구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되면서는 뱃길에 이어 하늘길도 열렸다.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시작되는 곳이며 부산까지 이어지는 77번 지방국도, 수도권 남부를 통해 거미줄 같은 전국 고속도로망과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제2경인고속도로까지. 중구는 그야말로 바닷길과 하늘길, 땅길이 시작되는 국내 유일의 도시다.이같은 지정학적 위치로 중구는 21세기 들어 국내 물류산업의 메카로 급성장하고 있다. 19세기 말 개항 이후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의 관문 역할을 해왔으니 물류도시로 성장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인천 중구의 상징은 뭐니뭐니 해도 ‘자유공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으로 1888년 11월 9일 미국과 영국, 러시아,청,일본 등 각국 외교관이 공동 서명하여 러시아인 토목기사 사마틴이 설계해 건립됐다. 초기에는 각국공원, 만국공원이라 부르던 것을 1914년 각국지계 제도의 철폐와 함께 일본인들이 서공원으로 불려졌다. 이후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수복될 당시 맥아더 장군이 가장 먼저 상륙을 단행한 사적지임을 기념하여 1957년 9월 15일 맥아더동상을 세우면서 ‘자유공원’이란 이름이 붙게 됐다.

자유공원을 중심으로 응봉산 언저리에는 석조단층의 후기 르네상스 양식의 일본제일국립은행 인천출장소와 지금은 중구문화원으로 쓰이고 있는 미·독·러·일본인들의 사교장이었던 제물포구락부, 1890년에 준공된 인천일본 18호 은행지점 건물, 일제강점기 일본이 자국 거류민들의 영역 확대를 위해 뚫었던 홍예문 등 국가 및 시 지정 문화재들이 즐비하다.최근에는 이들 문화재를 하나로 묶어 자유공원에서 차이나타운 거리, 제물포구락부, 인천근대건축물 등을 1시간 코스로 둘러볼 수 있는 올레길이 조성돼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고 있다.


근대문화유적을 찾아 떠나는 인천 여행은 ‘최초’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다. 특히 인천의 중심부 중구에는 흔히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최초’의 것들이 즐비하다. 중구 내동에 있는 내리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은 중구 송학동 응봉산 자락에 위치한 자유공원이다. 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져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인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도 중구 답동에서 만날 수 있다. 인천과 노량진을 오가던 경인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자장면 역시 중구 선린동과 북성동에 걸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인천연안 팔미도에 있는 등대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로 알려진 곳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간직한 차이나타운과 제물포 구락부, 일본은행거리 등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인천시는 최근 이들 문화재급 자원이 풍부한 중구 신포·북성·동인천동 일원을 문화지구로 지정했다. 문화예술법에 따라 문화지구로 지정되면 박물관·미술관·공연장 등의 주요 문화시설이 들어서고 시가 운영비를 지원하거나 세금을 감면해줄 수 있게 된다.또 근대건축물도 세금 혜택이나 융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시는 특히 이곳을 개항장지구,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등의 권역별 특성을 살려 근대건축물 관람지역, 중국 문화 체험지역, 자연경관 감상지역 등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물관이나 공연장, 전시장, 공방, 골동품점, 고서점, 화랑·서예점, 전통찻집 등 이곳 분위기에 어울리는 시설들을 유치하고, 세금 혜택이나 융자 지원 등을 해주기로 했다.


인천 중구 하면 인공적인 건축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해양도시답게 천혜의 경관을 갖춘 섬들이 많아 최근에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군부독재시절 북파테러부대인 684부대가 실제 존재했던 비운의 섬 실미도부터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촬영한 무의도, 여고생의 성장기를 담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역시 연안부두와 월미도, 만석부두 등지에서 올로케 됐다. SBS드라마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아버지의 생애를 그린 [피아노]도 중구문화원을 배경으로 촬영됐으며 영화 [파이란]과 [북경반점] 등도 인천항과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밖에 드라마 [패밀리]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 [텔미 썸딩],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많은 영화·드라마들이 인천 중구를 배경으로 담았다. 중구는 이같은 영화나 드라마 속 명장면 혹은 배경이 됐던 곳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각종 체험관광과 테마관광 코스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 중구의 경제는 크게 항만·공항을 중심으로 물류산업과 자유공원 및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이 지탱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2003년부터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항만도시 인천의 심장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항만의 경우 2005년 중국·일본, 동남아시아 위주로 25개에 불과했던 항로가 중동 및 아프리카로 진출이 확대되면서 현재 51개 항로가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한 물동량만 연간 1억 3,814만 톤에 달한다.
 
시설과 항로면에서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물동량도 지난해 수출 47만 7,000톤,수입 34만 3,000톤, 환적 82만 톤으로 2008년에 비해 평균 11%나 증가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도는 문화와 비즈니스,휴양레저,물류 등 거대한 인프라가 조성된 공항복합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이곳에는 7,84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서울 코엑스의 6배에 달하는 대규모 클리에날레 디자인전시관이 들어선다. 일명 ‘밀라노 디자인시티’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전시관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술관과 디자인학교, 베르디음악원, 스칼라 아카데미, 피콜로극장, 디자인대학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들 시설은 모두 이탈리아 밀리노시에 있는 기관으로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직접 영종도를 방문, 프로젝트 조인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사업이 완성되면 이 일대는 유럽형 타운하우스와 숙박시설 등의 운영으로 연간 6조 원의 생산 및 부가가치 효과와 3만 6,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중구는 기대하고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 뒤편 응봉산 일대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다. 구한말 개항의 물결 속에 당시 인천의 제물포항은 외국 열강의 자본과 사람이 조선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되었고 이곳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만국공원이 1888년 세워졌다. 서울 최초의 근대공원인 탑골공원보다 9년 앞서 세워진 근대공원이었다.

인천항과 바다를 한눈에 담는 좋은 경관을 바라보는 외국인 주재원들의 별장이 세워지는 등 이국의 공간이 되었던 공원은 일제 강점기를 맞아 일본 신사가 들어선 ‘동공원’의 반대 방향이란 의미의 ‘서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1957년,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동상을 건립하면서 자유공원으로 다시 이름을 바꾸며 오랫동안 인천을 대표하는 장소가 되었다.

도심 속 공원임에도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있으며, 정상의 팔각정에서 바라보이는 경관은 인천항과 월미도가 눈앞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맥아더 장군 동상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등 혼란스러운 근대 한국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자유공원 주변으로는 개화기 인천지역의 모습을 상징하는 옛 건물들이 복원되어 대표적인 한국근대사의 명소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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