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 신동엽 -
날씨는 머리칼 날리고
바람은 불었네
냇둑 전지(戰地)에
알밤이 익듯
여울물 여물어
담배 연긴 들길에
떠 가도
걷고도 싶었네
청 하늘 높아가듯
가슴은 터져
들 건너 물 마을
바람은 머리칼 날리고
추석(秋夕)은 보였네
호박국 전지에
뻐스는 오가도
콩밭 머리
내리는 애인은 없었네
그날은 빛났네
휘파람 함께
수수밭 울어도
체부(遞夫) 안 오는 마을에
노래는 떠 갔네, 깊은 들길
하늘가 사라졌네, 울픈 얼굴
하늘가 사라졌네
스무살 전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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