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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6. 8. 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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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 유진 -  


잎도 없이 쑥쑥 올린 꽃대에

여섯 잎 홍자색 꽃 만발이다

잎은 잎대로 꽃은 꽃대로

만나지 못한다 해도

이파리에게 꽃은 기쁨이어서

초가을화단이 발갛게 익었다

 

단단한 뿌리로 살아

저토록 황홀한 절창이인 것이다

 

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멀리 있고

붉은 언약 또한 빛이 바래어

죽는 날까지 만날 수 없다해도 사랑이여

너는 너대로 너답게 살고

나는 나대로 나답게 살아서

서로가 서로에게 전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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