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집에는 불이 나도 좋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 사람의 마음까지도 꽁꽁 얼려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때마침 내리는 눈은 소복소복 쌓여만 가고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날에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보이는 것은 철철 끓는 기름 위에 둥둥 떠서 노랗게 익어가는 호떡이었습니다. 줄 선 사람들 뒤에 덩달아 서 있으면서 단지 호떡 하나 먹겠다고 얼마나 기다려야 했는지 모릅니다. 멀지 않은 곳에 호떡을 파는 곳이 또 있었지만, 그 시간 그곳에는 호떡을 사 먹겠다고 서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서라도 많은 사람이 서 있는 곳이 더 맛있을 것 같은 예감은 누구라도 같나 봅니다. 옥수수 가루로 반죽했다는 호떡은 기름 위에서 바삭하게 익어만 가고, 받아든 호떡을 호호 불며 한입 베어 문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호떡 속에 들어간 곡물의 고소함이 달콤함과 만나고 한겨울 추위 속에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호떡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니 그곳에 가면 줄을 서서라도 먹고 싶은 이유입니다. 단지 맛있는 호떡 하나 먹어도 좋을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 이은숙 님, '호떡집에는 불이 나도 좋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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