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가 아름다운 계절
아낌없이 바쳐라, 그리하면 그게 그대에게 되돌아오리라.
- D.H. 로렌스 -
바야흐로
열매가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코스모스 꽃대를 간질이는 산들바람에
밤송이들은 잘 여문 아람을 쏟아내고
저녁노을에 취한 탐스런 감들이
가지 끝에 하나 둘 밀감빛 등을 켜기 시작합니다.
더위와 비바람의 여름을 견딘 나무들이
자랑처럼 매달고 있는 열매들을 볼 때마다
저 열매 한 알을 얻기까지
아낌없이 바친 나무의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들의 삶이란 것도
저 열매를 달고 서 있는 나무들처럼
아낌없이 바쳐서 얻는 그 무엇이 아닐까요.
한 알의 사과가 저절로 붉어질 리 없듯이
쏟은 땀과 정성만큼 하늘은 우리에게
탐스런 열매를 되돌려줍니다.
설령 공들인 열정과 노력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아낌없이 바친 열정의 시간들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 가을,
당신은 어떤 열매를 얻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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