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할미꽃의 말 태양을 향해 피어야만 꽃이 아님을 할미꽃 피는 마을에 와서 깨닫는다 숨어 피는 꽃이 더 어여쁘다는 것을 바위틈에 핀 동강할미꽃을 보고 겨우 알아차린다 한평생 바람으로 떠돌며 걸음마다 시의 꽃을 피우던 사내 고요히 잠든 김삿갓 계곡에 와서 하늘 우러러 피는 꽃만 사랑한 죄 뒤늦게 뉘우치는데 은산철벽의 동강할미꽃 하나 고개 숙인 꽃의 향기가 더 멀리 간단다 나를 달래듯 가만가만 속삭인다 글.사진 - 백승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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