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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1. 3. 2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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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03 사본.jpg

 

 

해찰

 

                             - 안 도 현 -

 

 

봄날, 병아리가 어미 꽁무니를 쫓아가고 있다.

나란히 되똥되똥 줄 맞춰 가고 있다


연둣빛 풀밭은 병아리들 발바닥을 들어올려 주느라 바쁘다

꽃이 진 자리에 꽃씨를 밀어올리느라 민들레꽃도 바쁘다


민들레 꽃대 끝에 웬 솜털 같은 눈이 내렸나?

병아리 한 마리 대열에서 이탈해 한눈을 팔고 있다


그리고는 꽃씨에다 노란 부리를 톡, 대어본다

병아리는 햇빛을 타고 날아간다

허공에다 발자국을 콕콕 찍으며 하늘하늘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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