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권력과 도적도 빼앗지 못하는 보물, 복(福)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11. 1. 24. 20:59

본문

아라연꽃.jpg


권력과 도적도 빼앗지 못하는 보물, 복(福)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어느 날 한 단정한 젊은이가 찾아와 부처님께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부처님, 어떤 것이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지 않는 것입니까? 어떤 것이 홍수가 져서 모든 것이 떠내려갈 때 떠내려가지 않는 것입니까? 나쁜 권력이나 도적이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 갈 때 어떤 사람이 그들에게 빼앗기지 않을 수 있습니까? 어떤 보배 창고를 지어야만 끝내 허물어 지지 않습니까?”

그러자 부처님은 이렇게 일러 주셨다.
“젊은이여! 그대가 지은 복만이 불로도 태우지 못하고 바람으로도 날리지 못한다. 홍수가 져서 모든 것을 쓸어간다 해도 복은 떠내려가지 않는다. 나쁜 권력과 도적이 사람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아 간다 해도 사람들이 지은 복은 빼앗아 갈 수 없다. 착한 일을 해서 지은 공덕의 보배창고는 끝내 허물지지 않는다.”

(잡아함경(雜阿含經), 화소경(火燒經) 중에서)


불로도, 물로도 세찬 바람으로도, 권력으로도 없애거나 빼앗아 가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지은 복이다. 착한 일을 해서 지은 공덕의 보배 창고는 신(身). 구(口 ). 의(意 ) 삼업을 맑혀 지은 선업을 말한다.

우리가 가장 손쉽게 선업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는 보시가 있다.
보시를 행하면 당장 내 앞의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으며, 보시를 통해서 물질에 대한 나의 지나친 욕심도 덜어낼 수 있어서 좋고, 거칠어진 내 마음을 자비롭고 너그럽게 다스릴 수 있어서 좋다.

부처님의 십대 제자 중 논의(論議)에 가장 뛰어난 존자가 하루는 아리제국을 지나는데 우물 앞에서 한 노파가 서럽게 울며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할머니에게 여쭈었다.

“할머니, 무슨 사연이 있어서 그렇게 울고 계십니까?”
“나는 하루하루를 종살이로 연명하는 노파라오. 물을 긷는 일을 맡았는데 젊은 주인이 물을 부지런히 길어오지 않는다고 욕하며 구박을 하니 늙고 의지할 데 없는 신세가 한탄스러워 이렇게 울고 있다오.”

노파는 더욱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존자님, 나는 이렇게 늙어서까지 팔다리가 휘도록 고생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힘들어 죽어 버릴까 생각해 보았으나 그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오.”

가전연 존자는 노파의 처지가 너무도 안타까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제게 그 가난을 파세요.”

“지금 뭐라고 하셨소?”
“가난을 파시라구요.”

“아니 가난을 팔라구요? 그런 것도 사고 팔 수가 있나요?”
“그럼요, 제가 할머니의 가난을 사 드리겠습니다.”

“가난을 팔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시구려.”
“할머니, 가난을 파시려면 보시를 하여야 합니다.”

“보시라니요?! 입에 풀칠도 못하고 사는데 무엇이 있다고 보시를 하라는 거요?”
“할머니, 물 한 그릇만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그거야 여기 물이 있으니 얼마든지 드리겠소.”
“할머니, 남에게 베풀어 주기를 좋아하고 마음에 욕심을 덜면 다음 세상에서는 반드시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보시는 금이나 은처럼 값비싼 것을 베푸는 것만이 아니라 지금 할머니가 저에게 물 한 그릇을 주셨듯이 마음에 담긴 정성이 다른 이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값진 보시는 없습니다. 이렇게 정성 어린 마음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 진정한 보시이며, 그 마음을 베푸는 것이 바로 가난을 파는 방법인 것입니다.”

노파는 존자의 말뜻을 알아듣고 남은 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복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물이든 자비심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부터 보시를 실천할 때 이미 복이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이다. 가진 것 없는 할머니가 베푼 물 한 그릇의 보시는 다시는 그를 가난한 삶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니, 그야말로 할머니는 가장 큰 복을 얻은 셈이다.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빼앗길 수도 없는 그 복은 영원히 할머니의 삶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공덕이며 보배인 것이다.


글 : 지홍스님, 불광사 회주 / 출처 : 불광사 홈페이지


4c54daef37483.jpg
x-text/html; charset=iso-8859-1" showstatusbar="0" loop="-1" volume="0" autostart="true">

hanmail - 아래 표시하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