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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11월에 꿈꾸는 사랑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10. 11. 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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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의 가슴에 11월이 오면 ♤


    청춘의 푸른 잎도 지고 나면 낙엽이라
    애당초 만물엔 정함이 없다 해도 사람이 사람인 까닭에
    나, 이렇게 늙어감이 쓸쓸하노라

    어느 하루도 소용없는 날 없었건만
    이제 와 여기 앉았거늘 바람은 웬 말이 그리도 많으냐
    천 년을 불고가도 지칠 줄을 모르네

    보란 듯이 이룬 것은 없어도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가시밭길은 살펴가며 어두운 길은 밝혀가며
    때로는 갈림길에서 두려움과 외로움에 잠 없는 밤이 많아
    하고많은 세상일도 웃고 나면 그만이라
    착하게 살고 싶었다

    늙지 않는 산처럼
    늙지 않는 물처럼
    늙지 않는 별처럼

    아, 나 이렇게 늙어갈 줄 몰랐노라


    - 이채 -




      ♡ 11월에 꿈꾸는 사랑 ♡


      천 번을 접은 가슴 물소리 깊어도
      바람소리 깃드는 밤이면
      홀로 선 마음이 서글퍼라

      청춘의 가을은 붉기만 하더니
      중년의 가을은 낙엽 지는 소리

      옛가을 이젯가을 다를 바 없고
      사람 늙어감에 고금이 같거늘
      나는 왜, 길도 없이 빈 들녘 바람처럼 서 있는가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원한 내 소유가 어디 있을까

      저 나무를 보라
      가만가만 유전을 전해주는 저 낙엽을 보라

      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어느 한사람도
      살아감에 무의미한 것은 없으리
      다만 더 낮아져야 함을 알 뿐이다


      - 이채 -










A Festival In The Forest /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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