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는 소리

9월이 오는 소리 - 편현수 어느새 팔월의 끝자락에 서서 9월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가을인가 보다 무성한 풀섶에선 풀벌레들의 성대한 음악회가 열리고 습기찬 담장밑에선 귀뚜라미가 청량한 목소리로 시샘을 하고 여름내 소음으로 미움받던 매미는 미루나무가지에 달라붙어 가쁜 숨을 몰아쉰다 뙤약볕에 윤기 흐르는 대추나무 가지마다 탱탱히 살찐 풋대추가 풍성한 추석을 기다리고 산비탈 뒤덮은 밤나무가지엔 덜 여문 밤송이가 새파란 가시옷을 입었다 연일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이루게 하던 염재도 9월이 오는 소리가 두려운가 보다 9월의 소리 - 권정순 친구여 들어 보았는가 갈바람 불기 시작하면 9월의 논에서 나는 소리를 코스모스 꽃들이 얼굴 붉히며 손 젖고 저어 갈바람 재촉하는 소리를 항상 이맘때면 허리 굽은 벼들이 고개 숙인 채 샤륵샤륵 기도하며 천국 길 준비하는 소리 내잖는가 코스모스 꽃들이 갈바람 입에 재갈을 물리며 벼들을 환송할 불말들과 불병거들을 채찍질해 오라고 재촉하는 소리 내잖는가 친구여 10월이 오기 전에 황금수의 갈아입은 벼들 불말들과 불병거들 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천국 길을 가고 있구려 친구여 우리네도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천국 길 영생 길 준비해 가보자꾸려 가을의 초대장 - 김용화 가을이 당신께 초대장을 보냅니다 꼭 오시라고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만 그대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만약, 그대가 못 갈 사정이 생기시더라도 죄송하지만 그대의 시간을 훔칠 계획입니다 나뭇잎마다 시화전을 한다는군요 예쁜 잎새에 시를 한편 쓰고 색깔을 넣어서 대지 앞으로 제출한다고 말입니다. 심사는 그대가 해도 좋겠데요. 밤하늘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를 보고 귀뚜라미는 연주회를 한다는군요 이것도 그대가 심사해도 좋겠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구름이 수채화를 그린답니다 역시 심사는 그대의 몫입니다 꽃들은 패션쇼를 한다는데 그대가 특별 출연한다면 갈채를 받을 거랍니다. 햇빛은 과일 조각전을 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볼만하겠습니다 그대와 팔짱을 끼고 축제에 간다고 생각하니 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고 기쁘답니다 제발, 일이 바쁘다고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 내가 싫거나, 가을이 싫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가을 축제에 꼭 같이 가겠다고 손도장 찍어요 한가지 더 부탁한다면 가을이 보는 앞에서 멋진 키스도 허락해 주세요 9월의 노래 - 우향 이인자 작렬하던 8월의 태양 그 열기 식혀줄 소낙비가 내립니다 흙 장미 향에 매료 되던 뜨거운 정열도 억수로 퍼붓는 소낙비 속 물보라 헤치며 가슴 시원히 걷던 감성도 모두 메말라 그저 단순무식하게 여름을 보냈는데 .... 9월이 오네요 가을의 문턱을 알리는 9월이 오네요 몽땅 말라붙었던 감성 가을비에 촉촉히 적셔 사랑, 그리움, 기쁨, 아픔 .... 이런 감정 살려 9월을 노래해야겠습니다 비록 노년의 창을 열고 한번쯤 삶의 마침표를 찍어 보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아름다운 감성으로 삶을 노래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살아 있음이 행복 이기에 ... 살아 있음이 행복이기에 ... 9월의 풍경 - 최태선 가을 그림자속에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면 애련한 낮 달이 보이고 가을 햇살 동산 봉분 위로 내리 쪼이면 들국화 향은 9월을 장식한다. 갈바람 솔향기와 함께 불어오면 들녘 벼들은 누렇게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담장너머의 땡감 익어가는 소리 들린다. 지붕위 하얀 박꽃 누이의 순박한 웃음 닮았으랴, 마당 평상에 널어 놓은 빨간고추 햇살에 농익어 갈 때 행복의 비상을 꿈꾼다 9월의 노래 - 패티김 9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꽃잎이 지는 소리 꽃잎이 피는 소리 가로수에 나뭇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엔 낙엽은 지고~ 쓸쓸한 거리를 지나~노라면 어데선가 부르는 듯 당신 생각뿐 낙엽을 밟는 소리 다시 들으면 사랑이 가는 소리 사랑이 오는 소리 남겨준 한마디가 또다시 생~각나 그리움에 젖~어도 낙엽은~ 지~고 사랑을 할~때면 그 누구~라도 쓸쓸한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가~ 아래 표시하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