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노래하자 (7月頌) - 안병욱
여름의 여왕인 7월이 막을 연다. 여름은 대자연이 베푸는 위대한 향연(饗宴)이요, 조물주가 작곡한 힘차고 뜨겁고 풍성한 교향악(交響樂)이다.
7월을 노래하자. 그리고 7월을 배우자. 7월의 교향악은 4악장(樂章)으로 구성된다.
제1악장은 태양(太陽)이다.
일년 열두달 중에서 7월의 태양이 가장 뜨겁다. 태양은 영원히 타는 뜨거운 불덩어리다. 혹서(酷暑)와 폭염(暴炎)과 작열(灼熱)의 태양이 대지를 불더위로 만든다. 더위를 피하려는 피서인(避暑人)이 되지말고 더위와 싸워 이기는 극서인이 되어야 한다.
뜨겁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뜨거운 생명, 뜨거운 말씀, 뜨거운 피, 뜨거운 사랑, 뜨거운 정신. 뜨거움은 정열이요, 감격이요, 열중이요, 폭발이요, 연소요, 도취요, 일심전념이다.
해가 뜨겁기 때문에 곡식이 무르익고 과일이 성숙한다. 불이 뜨겁기 때문에 기쁨과 행복이 넘친다. 말씀이 뜨겁기 때문에 우리를 감동케한다.
우리는 뜨거운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 태양의 뜨거움을 배우자.
제2악장은 바다다.
바다는 위대하다.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아득한 수평선, 백사장에 와서 부서지는 흰 파도, 갈매기떼가 오락가락하는 푸른 섬, 보기만 해도 시원한 파란 물결, 우리의 가슴을 풍족하게 적셔주는 시원한 바람.
바닷가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예술가가 되고 철학자가 된다. 바다는 여름의 바다가 가장 멋이 있고 아름답다. 백사장의 하얀 은모래가 우리를 유혹한다. 거추장스러운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적라의 알몸이 되어 물위에 뜬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지용(芝溶)도 바다를 노래했고, 무애(无涯)도 바다를 읊었고, 춘원(春園)도 바다를 예찬했다.
대지가 우리의 인자한 어머니라고 하면 바다는 정다운 애인이다. 바다의 푸르름을 배우자. 우리는 바다처럼 넓고, 바다처럼 시원하고, 바다처럼 포용력이 넘쳐야 한다.
제3악장은 구름이다.
산봉우리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흰 뭉게구름을 보라. 넓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유연자재(悠然自在)의 백운(白雲)을 보라. 난데없이 소나기을 몰고 오는 검은 먹구름을 보라.
구름은 여름의 구름이 가장 좋다. 그래서 도연명(陶淵明)은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 이라고 노래했다. 여름의 흰 구름이 천산만봉(千山萬峰)을 마음대로 떠도는 광경은 자연의 일대장관이 아닐 수 없다.
구름은 막히는 데가 없이 넓은 하늘에서 마음껏 조화를 부린다. 용이 하늘에 올라가려면 구름을 타야 한다.
구름은 자유의 상징이요, 유연의 극치요, 무득자재(無得自在)의 화신이다. 구름처럼 자유롭게 인생을 살고 싶다. 구름처럼 마음대로 주유천하(周遊天下)을 하고 싶다.
구름의 자유을 배우자.
마지막 악장은 초원(草原)이다.
자연의 여신이 가장 푸르고 , 짙은 녹색의 옷을 입는 계절은 7월이다! 산은 푸르고 나무는 무성하고 풀은 싱싱하다.
녹색은 빛깔의 왕자다. 푸른 빛은 생명의 상징이요, 젊음의 기상이요,청춘의 심벌이요,환희의 표상이다.
빛깔 중에서 아무리 보아도 물리지 않는 것은 녹색뿐이다. 우리는 녹색을 사랑하고 녹색과 친해야 한다. 푸른 잔디의 초원에 누워 풀 냄새를 맡고, 흙 냄새를 맡고, 대지(大地)의 영기(靈氣)를 들이마시자.
너의 생명은 싱싱한 활력소를 얻을 것이요, 너의 정신은 신생의 기쁨을 느끼리라. 초원의 푸르름과 싱싱함을 배우자.
뜨거운 태양과, 넓은 바다와, 유연한 구름과, 푸른 초원의 4악장(樂章)으로 구성된 7월의 아름다운 교향악의 즐거운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태양처럼 뜨겁고, 바다처럼 넓고, 구름처럼 자유롭고, 풀밭처럼 푸르러라. 이것이 7월의 노래요, 교훈입니다.
Summer Love - Giovanni Marradi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