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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로 옷 벗길 수 있을까

라이프(life)/섹스

by 굴재사람 2010. 6. 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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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로 옷 벗길 수 있을까

 

 

동물이 이성을 유혹하는 수단 중 유치한 듯하면서도 가장 잘 먹히는 게 이성의 음부로부터 나는 냄새로 성교의 가능성 여부를 점치는 동물들의 탁월한 식별기능이다. 이것은 이성을 성적으로 유인하는 힘, 즉 페로몬이란 사랑의 미약(媚藥·성욕을 일으키는 약) 때문에 일어난다.

인간은 사족보행(四足步行)에서 직립생활로 전환함으로써 지면에서 멀어진 후각기관이 퇴행, 조물주가 만들어 준 본래의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에 페로몬에 반응을 하지 못한다.

동물 세계에서 페로몬의 매력은 아주 강렬해 이를 이용한 다양한 활용법이 연구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어떤 냄새를 사랑하는 여인에게 몰래 먹이거나 맡게 하면 금방 암내 난 동물처럼 돼서 남성이 원하는 대로 응해줄 것이라는 부분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예전부터 제기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에서 어떤 풀(herb)의 즙을 잠들어 있는 여자의 눈꺼풀에 부으면, 그 여자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오는 동물의 수놈을 정신없이 쫓아다닌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런데 그 풀의 이름은 애석하게도 자세히 적어놓지 않았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동물의 분뇨, 특히 발정한 수놈의 오줌을 그런 목적으로 이용했다. 인도의 카마수트라에도 수놈 원숭이의 오줌을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뿌리면, 반대로 발정한 암놈의 오줌을 남자에게 살포하면 반드시 그 상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소개해 놓았다.

동물의 경우에도 암수가 서로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는 방법이 다르다. 발정기가 되어 수태를 이루고자 할 때는 특이한 냄새를 만들어내 ‘섹스 준비 다 되었다’는 사실을 파트너 후보에게 공시하는 것은 여우나 늑대 등 개과 동물들이다.

지능지수가 낮은 동물들은 직접 성기를 보여주는 유인방법으로 짝짓기 상대를 구하는데, 그 대표적 동물이 소와 돼지 같은 가축동물이다. 소의 생태를 유심히 살펴보면 발정한 암소가 황소의 면전에 자신의 음부를 클로즈업시켜 수놈의 흥분을 유도하고, 그 수놈의 대시에 슬그머니 져주는 방법으로 교미를 완성한다.

반면 사슴은 수놈이 가까이 오면 꼬리를 살짝 비켜서 비장했던 성기를 스냅 사진처럼 보여준다. 동물에 있어서 꼬리는 인간의 팬티와 같은 기능을 가진 신체기관인데 그것을 위로 쳐들거나 옆으로 비켜주는 것은, 스트립퍼가 팬티를 벗고 마지막 클라이맥스를 연출해 보여주는 누드 쇼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보다 한 단계 술수가 뛰어난 동물이 있는데, 그것은 얼룩말과 코뿔소다. 이들의 암놈은 꼬리를 들고 마음에 드는 수놈에게 반짝반짝하는 신호등처럼 자신의 성기 입구를 개폐하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후자로 내려갈수록 성적 자극 방법이 실체화하는데, 그 원발점은 취기선(臭氣腺)에서 분비하는 페로몬이란 특이한 냄새다. 인간도 처음에는 이 냄새의 마술을 이용해 남자가 여자를 유혹했던 것으로 추리한다. 미국의 에모리대학 연구팀에서 여자의 질 속에서 페로몬을 분리해냈다는 연구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지금도 여성들 체내 어디엔가 사랑의 미약이 남아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많은 대학 연구팀이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페로몬의 실체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인데, 그 이유는 그것이 갖는 상업성 때문이다. 그것을 알아내서 의약품으로 만들었을 경우 비아그라를 능가하는 고소득이 보장되는 것을 능히 예상할 수 있다. 그 사업적 가치는 10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머지않아 그런 냄새를 짝사랑하는 여인에게 몰래 먹이거나 옷이나 이불 등에 뿌려서 그 냄새를 맡게 하면 금방 발정 난 암캐처럼 흥분해 남성이 지시하는 대로 따를 것이므로 여자를 소유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이제 곧 그 냄새로 파트너를 찾는 초과학 시대에 살게 될 전망이다.

곽대희 피부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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