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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10. 2. 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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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 감태준(1947∼ ) -

 

마주 서서 바라보는

산과 산 사이

강이 흐르네

지칠 줄 모르는 긴 물결이

산을 한없이

강변이 되게 하는 강

하늘이 보면

우리 사이에도 강이 있으리

좁혀 앉고 당겨 앉아도

한참 더 당겨 앉고 싶은 거리가

나를 강변이 되게 하네



꽁꽁 언 강물 풀리는가 싶더니 이번 입춘 한파로 다시 얼어붙었나.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산들도 서로의 체온으로 시린 몸 풀려 슬금슬금 내려와 강변이 되었나. 어느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했는데 이 시는 강이 있다 하네. 너와 나 끝없이 평행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에 더욱 당기고 좁혀 앉고픈 거리가 강변이라 하네.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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