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을 드는데
어제는 누가 이것을 사용했을까?
누구의 입에 들어갔던 것일까?
사용한 자국도 없이
잘 씻기고 반짝반짝 닦여서
얇은 종이에 싸여 있지만,
어느 누구라도 입과 입을 연결시키며
우리들 모두 한솥밥 나눠 먹는
형제들로 만들고 싶어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아닌가!
오늘 따라
밥을 뜨는 내 숟가락에는
봄 햇살 같은 훈훈한 사랑과 그 냄새가
입맛을 돋우는 것이었다.
- 박일의 <숟가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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