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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09. 9. 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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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나를 흐르게 하소서
    시작은 작고 약하지만 흐를수록 강하고 넓어져
    언젠가 바다에 이를 때 그 깊이와 넓이에
    놀라지 않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어느 때는 천천히 어느 때는 빠르게,
    어느 때는 바위에 부딪히고
    어느 때는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진다 해도
    변화와 새로움에 늘 설레이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강가의 땅을 비옥하게 하여
    그곳의 식물들이 철을 따라 아름답게 꽃 피우고
    좋은 과일을 풍성히 맺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늘 내 가슴이 출렁이게 하시고
    그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비와 이슬로 내릴 때
    사람들의 마음이 촉촉해지도록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내 등에 나룻배를 띄워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 끊임없이 서로를 오가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도
    내 안이 썩지 않게 하시고
    나아가 늘 새로운 사랑의 이야기를 만들게 하소서.
    나를 흐르게 하소서
    그러므로 지나온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새날은 새 길의 기쁨으로 걷게 하소서.
    
    -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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