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람
- 박찬(1948∼2007) -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생각이 무슨 솔굉이처럼 뭉쳐
팍팍한 사람 말고
새참 무렵
또랑에 휘휘 손 씻고
쉰내 나는 보리밥 한 사발
찬물에 말아 나눌
낯모를 순한 사람
그런 사람 하나쯤 만나고 싶다
내 편 네 편 나누지 않은 시인. 처음 본 이 오래된 이 가리지 않고 웃어준 시인. 나쁜 일 한 인간도 사람은 나쁘게 말하지 않은 시인. 지나는 길손도 불러 새참 한술 막걸리 한잔 나누던 농심 그대로의 시인. 콘크리트 도회 강퍅한 삶에 인정 부르며 살다 오염된 세파 못 견뎌 간 시인. 모내기 하다 ‘어이, 어-이’ 가는 길손 부르는 시인 목소리 정겹게 들리기라도 할 듯한 망종. <이경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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