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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老眼)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08. 6. 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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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안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확실하지 않지만 노안이 찾아왔는지 도무지 가까이 있거나 평소 무리 없이 읽던 조간신문과 눈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신문이나 책 등 활자화 된 문서조차 가까이 하지 않게 됐어요. 답답해하는 이 촌닭에게 아내는 돋보기를 쓰거나 다 초점 안경을 쓰라고 귀가 따갑게 권했지만 노안을 부정하며 쉽게 그 말을 귀에 담지 않았지요. 청소년 시절 우리들은 중년의 어르신(?)을 뵈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는데 바로 "꼰대"라는 단어였습니다. 그 시절 4, 5십대 어른들을 보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 당시 까까머리 우리 눈에는 상당한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덧 시간은 까까머리 학생이던 나를 그 당시 놀리던 "꼰대"로 만들어 버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지도 않고 이제는 노인네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아무려면 어때요? 세월 앞에 장사 없으니 순순히 받아드릴 수 밖에요. 문득 언젠가 읽은 글 중에 이런 글이 생각납니다. ☞미움의 안경을 쓰고 보면.. 똑똑한 사람은 잘 난체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착한 사람은 어수룩한 사람으로 보이고 얌전한 사람은 소극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활력 있는 사람은 까부는 사람으로 보이고 잘 웃는 사람은 실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예의바른 사람은 얄미운 사람으로 보이고 듬직한 사람은 미련하게 보이나 사랑의 안경을 쓰고 보면.. 잘난 체 하는 사람도 참 똑똑해 보이고 어수룩한 사람도 참 착해 보이고 소극적인 사람도 참 얌전해 보이고 까부는 사람도 참 활기 있어 보이고 실없는 사람도 참 밝아 보이고 얄미운 사람도 참 싹싹해 보이고 미련한 사람도 참 든든하게 보인답니다.☜ 맑은 눈으로 잘 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마음의 눈과 함께 본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문득 코끝에 걸린 안경이 고맙고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나이 들어감에 대한 긍정의 사고일까? 아니면 자포자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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