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값 하라고?
예년보다 따끈따끈한 봄날씨 탓에 춘곤증도 빨리 찾아왔다.
이름하여 봄철 피로 증후군(spring effort syndrome),의학적 용어는 '계절성 피로감'이라고도 한다.
저녁과 밤보다는 열이 많은 아침과 낮에 피곤함을 더 느끼며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고역이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자연은 생동감 있고 풀빛이 파래지는데 몸은 천근만근이고,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기 싫다.
잠을 충분히 자도 하품만 나오고,식사 후 졸음이 쏟아지는 식곤증까지 생긴다.
항상 눕고 싶고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며 밥맛이 별로 없고 쉴 자리만 찾게 된다.
얼마간이라도 잠자는 숲속의 왕과 왕비가 되고 싶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4.5%가 이미 춘곤증을 겪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자동차도 출발할 때 에너지가 가장 많이 소모되듯이,한 해의 시작인 봄에 인체도 가장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봄이 되면 밤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자는 시간이 줄어들고 낮에 활동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긴장했던 근육·혈관·심장 등의 활동이 갑자기 왕성해져 일을 하지 않는데도 몸의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피부의 온도가 자연적으로 상승하며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해지면서 부부간의 성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봄에 병든 닭처럼 비실비실 기운을 못 쓰는 남성들이 꽤 있다.
한껏 기지개를 켜서 봄기운을 충분히 들이마시는 한편,지친 성 기능을 돌보는 것도 봄을 이기는 요령이 아닐는지.엎친 데 덮친 격으로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 봄을 타는 아내들이 많다.
겨울보다 일조량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져 기분이 들뜨는데,특히 여성은 감성적이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방에서는 봄이 되면 양기가 많아지므로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음의 기운이 많은 여자들이 예민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요즘 날씨는 왜 신경질나게 좋은 것이야? 분홍색 꽃잎들이 흐드러지게 펴서 바람에 흩날리는 꽃비는 정말 영화 같지 않니?
난 차를 주차할 때도 일부러 꽃나무 밑에다 해.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
게다가 연둣빛 새싹들이 뾰죽뾰죽 나오는 거 보면 정말 환장하시겠다니까.
맘이 싱숭생숭해서 어디라도 꼭 가야 할 것 같아."
그런데 이런 아내의 부푼 가슴에 찬물을 끼얹듯 남편이 자꾸 졸립기만 하다면 이 노릇을 어쩌란 말인가? 아내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때,이를 틈탄 늑대들이 갖은 감언이설로 집중 공세를 펼친다면 아내는 흥분할지도 모른다.
태초의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이브를 홀로 외롭게 내버려 두어 제비 같은 뱀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는 죄를 저질렀다.
너무 외로워서 사고를 친 이브를 남편들은 한시도 잊으면 안 된다.
아내도 방구석에 앉아 어떻게 해주기만 바라지 말고 봄나물을 팍팍 무쳐서 남편에게 진상을 해야 한다.
봄나물은 피로해진 몸을 회복시키고 성 기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봄이 되면 아낙네들이 들로 산으로 봄나물을 캐러 다녔는데,그때 벌써 나물이 정력에 좋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일까? 부추는 먹으면 성욕이 치솟아 일은 안 하고 매일 거시기만 밝힌다고 해서 게으름뱅이풀,양기초라고도 불린다.
달래는 마늘처럼 맵고 뜨거운데,속을 데우고 양기를 보강해 음욕이 일어나게 한다.
냉이와 같이 겨우내 죽지도 않는다.
냉이가 아내에게 좋다면 달래는 남편의 성 기능 증진에 더없이 좋다.
두릅 또한 성 기능 허약으로 양기가 부족할 때,기운이 없을 때 아주 좋다.
그런데 중년이 된 아내가 요즘 자꾸 '꽃 구경가네,주말농장 하러 가네' 하며 소쿠리를 들고 나서면 남편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들판에서 쪼그려 앉아 나물을 뜯다 보면 이제 막 새로운 씨앗을 잉태하려는 땅의 음기는 봄 아지랑이처럼 혼미하고,어느새 몸으로 스며든 지신의 음기는 춘정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나물 캐러 갔다가 음기까지 한아름 뜯어온 아낙의 밤은 열락이 된다.
| ||
지루한 조루도 있다? (0) | 2008.05.04 |
---|---|
남편이 달라졌다 (0) | 2008.04.30 |
행복한 성을 나누기 위한 몇 가지 조언들 (0) | 2008.04.25 |
처녀의 봄, 총각의 봄 (0) | 2008.04.25 |
Sex, 건강에 좋을때와 나쁠때 (0) | 2008.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