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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포토(photography)/식물

by 굴재사람 2023. 5. 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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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슴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옛날부터 모밀 혹은 메밀이라 불렸으나, 메밀이 표준말로 정착했고

모밀은 황해도, 경기 등지에서 사투리로 남았다. 

어원은 '산(뫼, 메)에서 나는 밀'이라고 한다. 

 

서늘하고 습한 기후와 메마른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병충해 피해도 적은 편이며 생장기간이 상당히 짧아 주로 산간 지방에서 많이 재배한다.

예전에는 한 해 벼농사가 흉작이다 싶으면 작물을 갈아엎고 구황식물을 심곤 했는데,

그런 구황작물 중 하나가 메밀이었다. 

 

230526 서울대공원 장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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