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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꽃이야기] 시흥 관곡지에 수생식물 다 모였다

글모음(writings)/꽃과 나무

by 굴재사람 2021. 7. 2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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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 관곡지 옆에 연꽃테마파크가 있습니다. 지난 주말 관곡지와 연꽃테마파크에 가보니 가시연꽃 등 수생식물들이 다 모여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가면 가장 먼저 봐야할 것이 가시연꽃입니다. 가시연꽃은 잎과 줄기는 물론 꽃받침에도 온통 가시가 나 있습니다. 특히 꽃받침엔 가시가 촘촘하게도 달려 있습니다. 무심코 가시연꽃에 접근하는 동물들은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합니다. 멸종위기종 Ⅱ급인 희귀 식물이지만 연꽃축제 등에 가면 단골로 심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피는 시기 맞추기가 쉽지 않은 꽃인데, 연꽃테마파크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시흥 연꽃테마파크 가시연꽃. 꽃받침과 잎에 가시가 많다.

시흥 연꽃테마파크 가시연꽃.

 

노랑어리연꽃도 제철입니다. 다섯 갈래로 갈라진 꽃부리의 가장자리에 털을 잔뜩 달아 멋을 냈습니다. 잎은 수련처럼 물에 떠 있습니다. 덕수궁 연못에 가도 해마다 여름에 노랑어리연꽃이 가득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쩌다 꽃이 하얀색이고 꽃 중심부만 노란 어리연꽃도 볼 수 있습니다. 어리연꽃은 노랑어리연꽃보다 꽃 크기가 좀 작습니다.

 

시흥 연꽃테마파크에 핀 노랑어리연꽃(왼쪽). 오른쪽은 어리연꽃.

 

연꽃과 수련도 지금 한창입니다. 연꽃과 수련은 잎과 꽃이 수면에 붙어 있는지 여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연꽃은 잎과 꽃이 수면에서 높이 솟아(30cm 이상) 있지만, 수련 잎과 꽃은 수면에 바로 붙어 있습니다. 수련은 한낮에 꽃을 활짝 피웠다가 저녁이면 다시 오므리는 수면 운동을 합니다. ‘수련(睡蓮)’이라는 이름도 밤이면 잠을 자는 연꽃이라는 뜻입니다. ‘수’가 ‘물 수(水)’ 자가 아니라 ‘잠잘 수(睡)’ 자입니다.

 

시흥 연꽃테마파크에 핀 연꽃(왼쪽)과 수련. 연꽃은 잎과 꽃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있고 수련은 수면과 붙어 있다.

 

부레옥잠 꽃도 볼 수 있습니다. 꽃잎이 여섯 장인데 그중 가운데 꽃잎에 진한 보라색 줄무늬와 둥근 모양의 노란색 큰 점이 있습니다. 부레옥잠 잎줄기는 부풀어 있는데 식물체를 물에 잘 뜨게 하는 장치입니다. 생김새나 기능이 물고기 부레와 똑같다고 합니다. 부레옥잠은 열대 아메리카 원산으로, 수질정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모은 식물입니다.

 

연꽃테마파크 부레옥잠.

 

관곡지에 마름도 많지만 아직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지름 1cm 정도로 흰빛 또는 약간 붉은빛이 도는 꽃이 잎겨드랑이에 달립니다. 마름도 부레옥잠처럼 줄기 중간에 물에 뜨는 장치가 있습니다.

 

관곡지에서 본 마름(왼쪽). 오른쪽은 마름 꽃.

 

다음은 가래입니다. 잎이 물 위에 나와 있는데, 잎자루는 물의 깊이에 따라 6~10cm 정도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와 황록색 꽃이 이삭꽃차례로 달립니다.

 

네가래는 작은 잎이 4개씩 달린 것이 딱 네잎 클로버처럼 생겼습니다. 연꽃테마파크에서도 한 꼬마가 네가래를 보고 엄마에게 ‘토끼풀’이라고 우기더군요. 잎이 물속에 잠겨 있으나 물이 마르면 공중에 곧게 서기도 합니다. 네가래는 수생 양치식물입니다.

 

연꽃테마파크에 있는 가래(왼쪽)와 네가래.

 

다음은 워터칸나입니다. 물칸나 또는 속명을 따서 ‘탈리아(Thalia)’, ‘타알리아’라고도 부르더군요.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추천명을 워터칸나로 해 놓았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열대식물원에 가면 꼭 있는 식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지에서 재배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잎자루가 길고 가늘어 칸나잎을 닮았고 긴 꽃대에 보라색 꽃이 피더군요. 연꽃테마파크에서 물양귀비도 볼 수 있는데, 중남미 원산의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식물이지만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는 야생에 귀화해 자란다고 합니다.

 

연꽃테마파크에서 본 워터칸나(왼쪽)와 물양귀비.

 

파피루스도 심어 놓았습니다. 파피루스는 지중해 연안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 풀 줄기의 껍질을 얇게 벗겨 글과 그림을 그려 넣었다고 합니다. 종이의 영어 표현인 ‘페이퍼(paper)’의 어원이 바로 라틴어 ‘파피루스(papyrus)’입니다.

 

기생여뀌는 꽃 색깔도 진한 붉은색인데다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나서 기생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줄기에 긴 털이 많아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해마다 관곡지 주변에 기생여뀌가 피어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가엔 고마리가 무성합니다. 고마리는 잎 모양이 아주 개성 있습니다. 손가락 정도의 길이인데, 로마 방패 모양이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꽃이 피지 않았는데 성미 급하게 꽃을 피운 녀석도 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파피루스, 기생여뀌, 진홍토끼풀, 고마리.

 

논둑을 걷는데, 토끼풀 비슷한데 꽃색이 진홍색인 꽃을 보았습니다. 붉은토끼풀인가 하고 보니 꽃이 달린 모양이나 색깔이 확연히 다릅니다. 찾아보니 ‘크림슨클로버’이라고 하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엔 ‘진홍토끼풀’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데 최근에 귀화한 식물이라고 합니다. 주말 나들이 장소를 찾고 있다면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 들러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해보는 것도 고려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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