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 그을려
초록 그늘마저 달아오르는
여름 한낮
태양을 능멸하듯
기품을 잃지 않고
한껏 우아하게 피어나는 꽃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에 집중한다는 것
누가 뭐라하든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킨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알기에
시들기 전
스스로 바닥으로 내려앉은 능소화
차마 밟지 못한다
- 다시, 능소화 / 백승훈 시인 -
210629 부천중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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