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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의 풍경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21. 4. 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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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의 풍경




봄을 느낀다
하얀색 빨래의 나부낌이 상쾌한
냄새를 전달한다

바람이 부드러운 날
애틋한 사랑을 주머니에서 꺼내
가만가만 헹구어 너는 옷가지

구겨진 가난이거나 헤어진 옷에서 묻어나오는
어머니의 냄새가 추억처럼 달다

무게의 균형을 잡아주는 난간의 가는 줄이
옷감의 색깔을 식별하여
무지개색을 연출하는 즐거움

좁은 골목길
햇볕과 봄바람을 맞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자유가 오독오독 마를 때까지
기다려지는 인자한 사랑의 날개로 입혀지는가?

얼룩진 삶을 일으켜 세우는
빨래의 풍경이 곱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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