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바람꽃
by 굴재사람 2021. 3. 18. 08:31
그리움이 머문 양지라 해도
아직은 잔설이 희끗희끗한데
서릿발에도 저 흰 꽃 속에는
바람으로 키운 간절한 사랑이 산다.
높은 산 낙엽 숲 오두막에 살며
세찬 바람이 찾으면 허리 휘도록 움츠렸다가
햇살이 금불 지펴 줄 때면
시리던 코끝이 알싸해도
삼사월의 골바람 몇 고비 넘어
꽃바람의 입김으로 나는 핀다
작은 떨림으로
설레는 눈물 꽃으로...
꿩의 바람꽃 / 김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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