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노인(老人)의 오형 오락(五刑 五樂)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17. 5. 4. 21:25

본문






노인(老人)의 오형 오락(五刑 五樂)



천지에는 사시(四時)의 질서가 있다.
마찬 가지로 사람에게는 일생에 시기(時期)가 있다. 천지가 그 질서를 어기지 아니하므로 만물이 나고 자라고 열매를 맺고 거두는 차서(次序)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도 그 시기를 잃지 아니하여야 일생의 생활과 생사거래(生死去來)에 원만(圓滿)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유년기(幼年期)에는 문자를 배우게 하고
장년기(壯年期)에는 도학(道學)을 배우며 제도사업(制度事業)에 노력하며
노년기(老年期)에는 경치 좋고 한적한 곳에 들어가서 세상의 애착(愛着) 탐착(貪着) 원착(怨着)을 다 여의고 생사대사(生死大事)를 연마하게 한다.

이것이 인생에 시기를 잃지 않고 또 노년을 맞이하는 휴양(休養)의 도가 아닌가?
사람이 늙어 갈수록 고고(孤高)하고 청결(淸潔)하며 품격(品格)을 잃으면 안 된다. 이 차서를 잊고 제멋대로의 인생길을 걸어온 사람은 아무리 보아도 천격(賤格)이다. 그리고 자기비하(自己卑下) 속에 몸을 떤다.

정조(正祖)시대(時代)의 심노숭(沈魯崇·1762~1837)의 '자저실기(自著實紀)를 보면, 노인(老人)의 다섯 가지 형벌(刑罰) -오형(五刑)과 다섯 가지 즐거움 -오락(五樂)에 대해 논(論)한 대목이 흥미(興味)를 끈다.

먼저 다섯 가지 형벌(刑罰)에 관한 설명(說明)이다.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다섯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

1. 보이는 것이 뚜렷하지 않으니 목형(目刑)이요,
2.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치형(齒刑)이며,
3.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각형(脚刑)이요,
4. 들어도 정확(正確)하지 않으니 이형(耳刑)이요,
5. 그리고 또 궁형(宮刑)이다.

“눈은 흐려져 책을 못 읽고, 이는 빠져 잇몸으로 호물호물한다. 걸을 힘이 없어 집에만 박혀 있고, 보청기(補聽器) 도움 없이는 자꾸 딴소리만 한다. 마지막 궁형(宮刑)은 여색(女色)을 보고도 아무 일렁임이 없다는 뜻이다.”

승지(承旨) 여선덕(呂善德)의 이 말을 듣고 심노숭(沈魯崇)이 즉각 반격(反擊)에 나선다.
이른바 노인(老人)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다.

1.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精神)을 수양(修養)할 수 있고,
2.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연(軟)한 것을 씹어 위(胃)를 편안(便安)하게 할 수 있고,
3.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편안(便安)히 앉아 힘을 아낄 수 있고,
4. 나쁜 소문(所聞)을 듣지 않아 마음이 절로 고요하고,
5. 반드시 망신(亡身)을 당할 행동(行動)에서 저절로 목숨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을 노인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라고 하리라!!..
결국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닌가!

화를 복으로 돌리는 심노숭의 말은 일품이다.
생각을 한번 돌리자 그 많던 내 몸의 불행과 좌절이 더없는 행운과 기쁨으로 변한다.

● 눈을 감아 정신을 기르고,
● 가벼운 식사로 위장을 편안케 고죠.
● 힘을 아껴 고요히 앉아 정신을 수양하며,
● 귀에 허튼소리를 들이지 않으니 마음이 요란하지 않다.
● 정욕을 거두어 장수의 기틀을 마련하니 몸이 쾌락(快樂)하다.

그러면 다가오는 ‘오형’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휴양의 도는 어떤 것일까?
사람이 휴양기에 당하여는 생사(生死)에 대한 일과 정신통일이 가장 크고 긴요한 일이고 그래서 가능하면 오직 수양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가 ‘오락(五樂)’을 누리는 방법일 것이다.

①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은 기어이 보려하지 말 것이요.
② 귀에 들리지 않는 일은 기어이 들으려하지 말 것이요.
③ 보이고 들리는 일이라도 나에게 관계없는 일은 간섭하지 말 것이요.
④ 의식 용도를 자녀에게 맡긴 후 대우의 후박을 마음에 두지 말 것이요.
⑤ 소싯적 일을 생각하여 스스로 한탄하는 생각을 두지 말 것이요.
⑥ 재산이나 자녀나 그 밖의 관계있는 일에 착심을 두지 말 것이요.
⑦ 과거나 현재나 원망스럽고 섭섭한 생각이 있으면 다 없앨 것이요.
⑧ 자기의 과거에 대한 시비에 끌리지 말 것이요.
⑨ 염불과 좌선, 기도, 경전(經典) 공부를 부지런히 할 것이요.
⑩ 무시선 무처선 공부에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다.

이 열 가지 휴양의 도를 끊임없이 계속하면 마침내 우리는 해탈(解脫)의 경지에 들게 되는 것이다.
세상일은 한량이 없고 착심도 한계가 없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일을 착심으로 하면 그 착(着)이 한이 없고, 해탈로써 해결하려고 하면 어떠한 순역경계(順逆境界)에도 괴로움과 걸림이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모든 일에 해탈을 얻기로 하면 먼저 모든 이치의 근원을 관조(觀照)해야 한다.


- 좋은 글 중에서

'글모음(writings) > 아름다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이 자주 져주는 이유는  (0) 2017.07.28
내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를 소중한 것  (0) 2017.06.14
삶이 나에게  (0) 2017.04.17
지금 하십시오  (0) 2017.04.10
프레임의 법칙  (0) 2017.02.23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