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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알리는 '붉은 닭'의 해에 다시 희망을 품는다

라이프(life)/명리학

by 굴재사람 2017. 1. 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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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닭의 해이다.

장모는 사위에게 씨암탉을 잡아주며 극진히 대접하고, '치맥'이라는 말을 세계적으로 퍼트릴 만큼 '닭'튀김에 열광하고, 여름엔 보양으로 삼계탕을 챙겨 먹으며, 찜닭, 불닭 등 시대별로 닭요리는 무궁무진한 변천을 거듭했다.


/블룸버그

한국 사람들의 유별난 닭고기 사랑이 무색하게 전국적으로 AI(조류 인플루엔자, Avian Influenza)가 창궐해 닭을 비롯한 조류들이 수난을 맞고 있고, 사람들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2016년을 마감할 것 같다.

닭들의 수난을 빠르게 수습하고 다가오는 닭의 해 '정유년'에는 모두가 힘찬 날개짓을 할 수 있길 바라며 정유년의 의미를 정리했다.


청색 양의 해, 흑색 뱀의 해라고 해마다 띠에 색이 붙는 것은 천간에 의해서 정해지는데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으로 올해는 천간의 4번째인 정(丁)과 지지의 유(酉)가 만나 정유년(丁酉年)이 되는 해이며, 색으로는 붉은색이 된다. 즉 붉은 닭의 해가 되는 것이다.


천간에서 말하는 적색은 밑에서 크게 일어나는 불길과 같아 모든 것을 태우는 강력한 양의 기운을 가졌으며, 강하게 뻗어 가는 기운과 열정을 상징한다.

닭은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로 여겨져 왔다.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는 한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는 서곡(序曲)으로 받아들여졌다. 닭이 주력(呪力)을 갖는다는 전통적 신앙도 그 여명을 하는 주력 때문일 것이다. 밤에 횡행하던 귀신이나 요괴도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일시에 지상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민간에서는 믿고 있었다. 닭은 흔히 다섯 가지 덕(德)을 지녔다고 흔히 칭송된다. 즉 닭의 벼슬(冠)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나타내며,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이며, 먹이를 보고 꼭꼭거려 무리를 부르는 것은 인(仁), 때를 맞추어 울어서 새벽을 알림은 신(信)이라 했다.


닭은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집 또는 농장에서 기르는 가축으로 닭목 꿩과에 속한다. 약 500종이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 한 마리당 몸무게 0.5~6.5㎏ 가량이며 종에 따라 흰색ㆍ갈색ㆍ검정색 등 다양한 색을 띤다.


/블룸버그,연합뉴스

현재 사람들이 기르고 있는 닭은 3000~4000년 전 미얀마ㆍ말레이시아ㆍ인도 등지에서 들닭을 길들여 가축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나라에 닭이 들어온 것은 약 2000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신라 천마총에선 달걀 껍질이 출토된 적이 있으며, 고구려 무용총에는 투계(닭싸움)를 나타내는 벽화가 남아 있다. 조선 세조 7년(1642년)에는 양계(養鷄)를 국가 정책으로 장려하기도 했다.

닭의 품종은 용도별로 △달걀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난용종’ △고기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육용종’ △고기와 달걀 생산을 주목적으로 하는 ‘난육겸용종’ △애완동물로 기르기 위한 ‘애완종’으로 나뉜다. 난육겸용종으론 뉴햄프셔종(미국)ㆍ서섹스종(영국)ㆍ오스트랄로프종(오스트레일리아)이 대표적이다. 애완종 중에는 ‘밴텀’이라 불리는 소형 개량종이 많다. 샤모와 같은 싸움닭도 애완종에 속한다.



/블룸버그

하늘의 명(命)을 전한다
'삼국사기'는 '김알지의 탄생'을 다음과 같은 설화로 기록하고 있다.
"서기 65년 봄, 왕이 밤에 왕궁 서쪽 숲에서 닭 우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새벽녘에 사람을 보내 살펴보게 하였더니 금빛 궤짝이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흰 닭이 그 아래서 울고 있었다. 그 궤짝을 왕궁으로 가져와 열어보니, 작은 사내아이가 있었다. 왕은 '이 어찌 하늘이 내게 아들을 준 것이 아니겠는가'하며 거두어 길렀는데, 그 이름을 알지라 하고 금궤에서 나왔으므로 성을 김씨로 삼았다. 그가 바로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이다."
김알지의 설화에서 닭은 (하늘에서 온) 알지와 (인간 세계의) 왕을 이어주는 매개자로 등장한다. 닭은 십이지 중 유일하게 날개가 달린 동물. 우리 조상들은 닭이 천상과 지상을 오가며 하늘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심부름꾼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여명을 밝힌다
옛날 사람들은 닭의 울음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고, 닭이 홰에 올라가는 시간에 맞춰 하루를 마감했다. 시계도 제대로 없던 그 시절 닭의 울음소리는 천연 ‘알람 시계’였던 셈이다. 이처럼 닭은 어둠 속에 떠오르는 광명의 빛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 힘찬 울음소리로 새벽을 맞이하는 빛의 동물이기도 하다.

귀신을 쫓는다
예부터 닭은 액을 쫓고 상서로움을 전해주는 동물로 여겨졌다. 그래서 새해 첫날에는 닭을 찢어 얻은 피를 문짝에 바르는 의식이 있었다. 그러면 사악한 귀신이 해코지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설날 벽에 닭과 호랑이 그림을 붙여 액이 물러나기를 빈다'는 기록이 있다. 또한 사람들은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에 '귀신을 쫓는 기능'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닭이 제때에 울지 않으면 불길한 징조로 여겼다.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을 상징
조선 시대에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사람은 서재에 닭 그림을 걸어두곤 했다. 그렇게 하면 출세도 하고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닭볏의 모양이 관(冠)을 쓴 벼슬아치의 모습과 비슷해 이런 생각이 나왔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조선 시대 그림에서 닭은 맨드라미, 모란 등의 꽃과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닭볏과 맨드라미는 그 생김새가 엇비슷해 '관 위에 관을 더한 격'. 이만한 출세가 따로 없다. 화려한 꽃 모양이 돋보이는 모란은 닭과 합해져 '부귀'를 상징한다.

오복(五福)을 품은 새
닭은 예로부터 다섯 가지 덕을 지녔다 해서 길조(吉鳥)로 여겨져왔다. 관을 닮은 볏은 문(文)을, 내치기를 잘하는 발은 무(武)를, 적과 맹렬히 싸우는 기운은 용(勇)을, 먹이가 있으면 무리를 불러 먹이는 품성은 인(仁)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간을 알려주는 부지런함은 신(信)을 각각 상징한다. 조상들은 '오복을 불러오는 데다 인간에게 알과 고기까지 주니 이보다 더한 익조(益鳥)가 어디 있겠느냐'며 유난히 닭을 아꼈다.


세상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꼬끼오~" 하며 새벽을 알리는 닭. 닭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부지런한 닭처럼 정보 수집 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우수하다고 한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볼 수도 있고, 남보다 시대를 앞서가는 능력을 가질 수도 있다. 성격이 좋아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잘 풀어가는 것 역시 닭띠들의 특징이다.




닭을 영물로 여기고 길조로 여겨왔음에도 속담은 유난히 닭을 비하하거나 처지는 것으로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꿩대신 닭= 설날 떡국에는 원래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지만 꿩 대신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닭을 넣으면서 꿩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 달걀로 바위치기 = 약한 힘으로 강한 것을 당해내려는 어리석음을 비웃는 말.

▷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 서로 마주보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 자기가 저지른 나쁜 일이 드러나게 되자 서툰 수단으로 남을 속이려 할 때 쓰는 말.

▷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 일을 실패하여 어찌할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

▷ 닭 벼슬이 될 망정 쇠꼬리는 되지 마라 = 큰 자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보다는 차라리 작고 보잘것없는 데서 우두머리가 되는 것이 좋다는 뜻.

▷ 닭도 제 앞 모이 긁어먹는다 = 제 앞일은 제가 처리해야 한다는 말.

▷ 닭 잡아 겪을 나그네 소 잡아 겪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와 같은 뜻.



닭의 해는 분주하고 다사(多事)한 해라고 한다. 가만히 새가 아닌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을 것을 얻으려 이리저리 애를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란했던 원숭이해를 보내고 새 아침을 밝혀주는 닭처럼 새롭고 희망찬 한해 맞이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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