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주한미군 영내의 유대교 회당인 시나고그를 방문한 적이 있다. 약간 부채꼴로 퍼진 공간으로 그냥 탁 트여 있었다. 인터뷰하던 랍비는
예배 절차를 안내하면서 남성은 앞줄, 여성은 뒷줄에 앉는다고 했다. 왜 하필 남자가 앞줄, 여자는 뒷줄일까? 이에 대해 랍비는 명쾌(?)하게
답했다.
“남자들은 자기들 앞에 여자들이 있으면 딴 생각(?)이 많이 생기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_
「남녀칠세‘기역자’」 중에서
한편 생전의 법정 스님 또한 까다롭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그의 까다로움은 스스로에게 더 했다. 그가
공양 도중 설파했다는 ‘노처녀론’은 유명하다. 어느 날 공양 도중에 법정 스님이 뜬금없이 물었다고 한다. “노처녀가 왜 시집 안 가는지 알아?”
밥그릇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밥을 차린 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사실은 이날 따라 법정 스님의 안색이 좋지 않게 보였던지라, 밥밑에
고기를 살짝 깔았던 것이었다. 그걸 발견 한 법정 스님이 지적한 것. ‘문제’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그에게 법정 스님이 일러준 ‘답’은 이랬다고
한다. “지금까지 시집 안 가고 버텨온 게 아까워서 그래!”
_ 「“목욕탕에선 절하지 말랬지?!”」 중에서
자,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러면 스님은 왜 ‘님’인가? 이에 대한 정설은 딱히 없다. 다만 ‘승(僧)’에 ‘님’을 붙여 ‘승님’으로 부르다가 보다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받침 ‘ㅇ’이 탈락하면서 ‘스님’으로 바뀌었다는 설, ‘스승님’에서 ‘승’이 사라지고 ‘스님’으로 변했다는 설 등이
있다. 고려 문종의 아들로서 개성 영통사를 중심으로 천태종을 일으켜 세운 대각국사 의천,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일조한 무학대사처럼
고려와 조선시대 국사, 왕사들도 모두 스승이란 뜻이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스님에 ‘님’자 붙여 부르는 게 불만인 분이 계시다면 이래 보면
어떤가. ‘성철 스’, ‘법정 스’. 아무래도 어색하지 않나.
_ 「왜 스님만 ‘님’자를 붙이나요?」 중에서
스스로 택한
세례명이든, 법 높은 스님이 지어준 법명이든 신앙을 갖게 되면서 새롭게 살겠다는 다짐을 담은 이름이다. 세례명이든 법명이든 하루에 한 번만
스스로 불러본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참 밝아질 것 같다. 선행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옳지 않은 일에는 물러설 테니 말이다. 책임져야 할 이름은
비단 주민등록증에 오른 이름만이 아닌 것이다.
_ 「또 하나의 이름, 세례명과 법명」 중에서
산다는 것은 (0) | 2015.12.30 |
---|---|
모르는 마음 (0) | 2015.12.30 |
모르는 마음 (0) | 2015.12.28 |
톨스토이 인생 10훈 (0) | 2015.11.30 |
셰익스피어가 주는 9가지 교훈 (0) | 201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