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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11. 7. 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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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서로 고마워서 산다...♡


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덧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 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 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
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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