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러 단계를 다 거치며 살기까지 부부 사이는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열정이 애정으로 그러다가 믿음으로 자리잡기까지 겪는 수많은 갈등과 싸움에 얽힌 사연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이 있다.
또 애정이 믿음으로 이어지지 못하여 믿음의 관계, 동반자의 관계, 간호하는 관계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헤어지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는 것을 또한 보게 된다.
부분을 보되 틀린 것만 보면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되고 부분을 보되 다른 것도 보게 되면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 결국 부부란 서로 다른 부분을 보면서도 전체를 같이 보는 사람들이 아닐까?
즉 서로 마주 보며 다른 것만 보던 사람들이 서로 만나 긴 세월을 지내면서 이제는 같은 것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이를 부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부는 이런거래요 (2)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 뜰 새 없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부부는 이런거래요 (3)
부부는 항상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은 거래요. 그래서 상대방의 얼굴이 나의 또 다른 얼굴이래요.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내가 찡그리면 상대방도 찡그린대요. 그러니 예쁜 거울속의 나를 보려면 내가 예쁜 얼굴을 해야겠지요.
부부는 평행선과 같아야 한대요. 그래야 평생 같이 갈 수 있으니까요. 조금만 각도가 좁혀져도 그것이 엇갈리어 결국은 빗나가게 된대요. 부부의 도를 지키고 평생을 반려자로 여기며 살아가야 한대요.
부부는 무촌이래요. 너무 가까워 촌수로 헤아릴 수 없대요. 한몸이니까요. 그런데 또 반대래요. 등돌리면 남이래요. 그래서 촌수가 없데요.
이 지구상에 60억이 살고 있는데 그 중의 단 한 사람이래요. 얼마나 소중한...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둘도 아니고 딱 한사람... 나에게 가장 귀한 사람이래요.
부부는 반쪽과 반쪽의 만남이래요. 한쪽과 한쪽의 만남인 둘이 아니라 반쪽과 반쪽의 만남인 하나래요. 그러니 외눈박이 물고기와 같이 항상 같이 있어야 양쪽을 다 볼 수 있대요.
부부는 마음에 들었다 안들었다 하는 사이래요. 어찌 다 마음에 들겠어요. 그래도 서로의 마음에 들도록 애써야 한대요.
부부는 벽에 걸린 두 꽃장식과 같이 편안하게 각자의 색채와 모양을 하고 조화롭게 걸려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대요.
부부는 한쪽 발 묶고 같이 걷는대요. 같이 하나 둘, 하나 둘하며 같이 걷는대요. 아니면 넘어지고 자빠진대요. 그래서 부부는 발자국을 같이 찍어간대요.
부부는 흔적을 같이 남긴대요. 자식이라는 흔적을 이 세상에 남기고 간대요. 사랑스런 흔적을 남기고 간대요.
부부는 닮아간대요. 같이 늘 바라보니 닮아간대요. 그래서 결국 까만 머리 카락이 하얗게 같이 된대요. 그래서 서로서로 염색해 주면서 부부는 늘 아쉬워 한대요.
이 세상 떠날 때 혼자 남을 반쪽을 보며 아쉬워한대요. 같이 가지못해 아쉬워한대요. 요단강 같이 건너지 못해서 아쉬워한대요. 부부는 늘 감사한대요...
별까지는 가야 한다 - 이기철우리 삶이 먼 여정일지라도
걷고 걸어 마침내 하늘까지는 가야 한다
닳은 신발 끝에 노래를 달고
걷고 걸어 마침내 별까지는 가야 한다
우리가 깃들인 마을엔 잎새들 푸르고
꽃은 칭찬하지 않아도 향기로 핀다
숲과 나무에 깃든 삶들은 아무리 노래해도
목쉬지 않는다
사람의 이름이 가슴으로 들어와 마침내
꽃이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쉰 해를 보냈다
미움도 보듬으면 노래가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반생을 보냈다
나는 너무 오래 햇볕을 만졌다
이제 햇볕을 뒤로 하고 어둠 속으로 걸어가
별을 만져야 한다
나뭇잎이 짜 늘인 그늘이 넓어
마침내 그것이 천국이 되는 것을
나는 이제 배워야 한다
먼지의 세간들이 일어서는 골목을 지나
성사(聖事)가 치러지는 교회를 지나
빛이 쌓이는 사원을 지나
마침내 어둠을 밝히는 별까지는
나는 걸어서 걸어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