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고
먼저 자기 실속만 차리려는 경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볼 때
얼른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속으로 외칩니다.
늘 함께 지내는 이의 행동이 못마땅하고
그를 향한 이해의 폭이 자꾸만 좁아지려 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하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일들에
무관심하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골몰해 있을 때,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조용히 외칩니다.
남의 호의를 무시하고 의심하는
옹졸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외웁니다.
다른 종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넓게 더 아름답게!' 를
반복합니다.
남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고 용서가 안 돼
속을 끓일 때도, '넓게 더 아름답게!' 를
읊조립니다.
모든 일에 '넓게 더 아름답게!'를
기도처럼 끊임없이 외우고 실천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삶의 길을 우리 함께
걸어야겠지요?
어느 새 봄이 오는 바닷가에서
나는 오늘 이렇게 고백해봅니다.
큰 하늘을 담은 바다처럼 내 마음도
한없이 넓어지고 싶습니다.
늘 부서질 준비가 되어 있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더 낮아지고 깨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넓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온몸으로 가르치는 바다여 파도여 사랑이여.
- 이해인님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