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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글모음(writings)/좋은 시

by 굴재사람 2009. 2. 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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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신석정

    뱀이 부시시 눈을 떠 보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었다.
    하도 땅 속이 훈훈해서
    개구리도 뒷발을 쭈욱 펴 보았다.
    그러나 봄은 아니었다.
    어디서 살얼음 풀린 물소리가 나서
    나무움들도 살포시
    밖을 내다 보았다.
    그러나 머언 산엔 눈이 하얗다.
    핸 멀찌막이 <驚蟄>을 세워 놓고
    이렇게 따뜻하게 비췰 건 뭐람?
    그러나 봄 머금은 햇볕이어서 좋다.
    미치고 싶도록 햇볕이 다냥해서
    나도 발을 쭈욱 펴고 눈을 떠 본다.
    그러나 <立春>은 카렌다 속에
    숨어 하품을 하고 있었다.
      ※다냥해서 → '당양(當陽)해서의 방언. 햇볕이 잘 들어 밝고 따듯하다
     ●신석정 연보
   1907 7월 7일 전북 부안산  
   1924 조선일보에 시 <기우는 해>를 발표  
   1931 <시문학>제3호에 시 <선물>을 발표한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  
   1972 문화포장 수상  
   1974 7월 6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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