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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인연

글모음(writings)/아름다운 글

by 굴재사람 2007. 10. 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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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 스쳐도 인연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 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 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그것이 인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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