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 행 

 

여행은 신선한 충격이요, 설레는 매력이요, 즐거운 발걸음이다.

일상을 훌훌 벗어나는 가벼운 해방의 날개이다.

 

여행은 해방이다.

여행은 나로부터 해방, 가족으로부터 해방이므로 가슴 설레게하고

마음 들뜨게 한다.

일상에서 단단히 묶여 생전 풀릴것 같지 않던 발목의 끈이 스르르 풀려

날개짓도 힘차게 하여 창공을 나는 해방의 기쁨.

그 기쁨이 눈부신 햇살로 온 세상에 축복을 아낌없이 보내 주어도

오히려 모자랄 듯한 것.

 

여행은 자유이다.

여행은 마음의 자유이고, 몸의 자유이다.

여행은 눈의 자유요, 코의 자유이고 입과 귀의 자유이다.

마음이 가는대로 몸이 가고, 눈이 가는대로 보고, 코가 가는대로 냄새 맡고,

입이 가는대로 맛을 보며, 귀가 가는대로 듣는 영육의 여정이요, 감각의 유랑이다.

 

여행은 탐험이다.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불안과 흥분의 첫 출발이다.

첫 경험의 두리번거림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려고 하는 탐색의 발길이다.

길이 험하고 암벽이 가파로울수록 스릴을 느끼고,

바다가 깊고 넓을수록 탄성을 지르게 된다.

 

여행은 사랑이고 이별이다.

여행은 신선한 매력에 이끌려 자꾸만 빨려드는 사랑의 인력이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사랑의 욕망이요, 영원한 짝사랑이다.

여행은 무정한 이별이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그곳의 유월의 장미꽃으로 타 올랐던 열정이 식으면 미련없이

또 다른 신천지로 발길을 돌려 버린다.

 

여행은 배신이다.

부풀대로 부푼 기대감과 상상력을 동반하고 찾았다가 가끔 실망해

돌아나오게 되는 배신이다.

길을 알려고 갔다가 모르는채 나오고, 가까워질려고 문을 두들렸다가 멀어져서

등을 보이고 나오는 여행은 쓸쓸한 배신이다.

 

여행은 인생이다.

인생은 나그네길 여행이다.

모르는 곳에 나와서 예기치않은 갖가지 체험을 하며, 영혼과 육신이 성숙해지고

감성과 지성이 풍부해지며, 인생관, 세계관이 확립되어

희로애락과 생노병사의 갖가지 길을 걷는 나그네길이다.

 

그러나, 어떻든 여행은 신선한 충격이요, 설레는 매력이요,

일상을 훌훌 벗어나는 가벼운 해방의 날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