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雨(야우) 밤비
- 白居易(백거이) -
早蛩啼復歇 (조공제부헐) 초가을 귀뚜라미 울다 그치고,
殘燈滅又明 (잔등멸우명) 새벽 등불 꺼질 듯 다시 밝아지네.
隔牕知夜雨 (격창지야우) 창밖에 밤비 내리는 걸 알겠나니,
芭蕉先有聲 (파초선유성) 파초 잎에 빗방울 듣는 소리 먼저 들리네.
어구(語句)
早蛩 : 첫가을에 우는 귀뚜라미.
歇 : 쉬다. 그치다.
殘燈 : 거의 다 꺼져 가는 등불. 깊은 밤의 희미한 등불.
滅又明 : 꺼질 듯하다가 다시 밝아짐. 明滅(명멸).
隔牕 : 창으로 막힘. 창을 사이에 둠 곧 창 너머.
芭蕉 : 파초과의 다년생 풀. 중국 원산으로 높이 3m쯤이고 잎은 긴 타원형으로 넓으며 관상용으로 심음.
감상(鑑賞)
가을은 어딘가 쓸쓸한 느낌을 주는데, 밤 귀뚜라미는 울다가 그치고
꺼져 가는 등불은 밝았다 어두웠다 하는 게 어쩐지 이상하다.
파초 잎에 후두둑 떨어지는 비 오는 소리. 그렇거니, 밤비가 내리니 귀뚜라미가 울음을 그쳤고
방안 공기의 가벼운 흐름으로 등잔불이 깜박거렸던 것이다.
조그맣게 움직이는 계절감을 섬세하게 포착한 명작이다.
첫 구와 둘째 구는 對(대)가 되었으니 ‘早蛩-殘燈, 啼復歇-滅又明’이 그것이며,
끝 구 ‘芭蕉先有聲’이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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